건강을 탐하다_ 거식증
<출연>
진행_장소영 아나운서
담당의사 선생님_김원형(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래 스크립은 영상과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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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안녕하세요. ‘건강을 탐하다’의 아나운서 장소영입니다. 오늘은 ‘잘 먹고 잘 자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럼 이 시간을 도와줄 젊은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의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원형입니다.
아나운서-잘 먹고 잘 자기 경쟁에 지친 사회인들에게 21세기 가장 핫한 트렌드라 할 수 있는데요. 과도한 다이어트로 여고생의 12%가 철분이 부족하다는 뉴스가 나왔었지요.
의사 선생님- 한달 내 체중감소를 시도한 여학생은 42.2% 단식, 살 빼는 약 복용, 식사 후 구토 등 잘못된 방법의 다이어트가 18.5%라는 2015년 조사발표가 있었죠.
사례1_미혜는 2녀 중 둘째입니다. 3년 전 부모님은 이혼을 했고 현재는 아버지와 살고 있습니다. 미혜는 외모에 대해서 아버지의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혜는 어릴 때부터 뚱뚱하다는 말과 그렇게 많이 먹으니 살이 찐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미혜는 살을 빼서 예뻐지면 아버지와 다른 사람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고 스스로도 만족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다이어트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로는 항상 배가 고프고 짜증이 나고 너무 피곤했습니다.
아나운서-예. 그런데 먹고 토하고 아무것도 못 먹는 게 거식증 아닌가요?
의사 선생님- 일반적으로 식이장애는 거식증과 폭식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단 음식의 섭취량이 차이가 납니다. 거식증은 음식을 제한적으로 섭취하는 반면 폭식증은 제한하기보다는 폭식한 이후에 이를 보상하는 작용이 수반됩니다. 그래서 거식증은 저체중에 해당하지만 폭식증은 정상체중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식증은 단순히 음식의 제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저체중임에도 체중증가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이 뚱뚱하다고 느끼는 신체의 왜곡이 포함됩니다. 또한 자신이 저체중이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부인합니다.
아나운서-사실 사회적으로 외모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티비 속 예쁘고 날씬한 여자들이 세상에 전부인거 같아요. 그래서 유럽에서는 그래서 모델들 몸무게 제한을 하고 세계적인 완구회사인 바비 인형은 평균 몸무게의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죠.
의사 선생님-예. 그렇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건강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한국 남자 청소년(만 5~17세)의 과체중(비만 포함) 비율은 26.4%로 나타났어요. 놀라운 건 여자 청소년의 과체중 비율이 그 절반 수준인 14.1%에 그쳤다는 거예요. 다른 조사국과 달리 우리나라 청소년의 과체중 비율이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어요.
아나운서-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지 않나요?
의사 선생님-거식증이 처음으로 의학문헌에 등장한 것은 1694년도 영국에서입니다. 18세 청소년이 음식에 대해 혐오감을 보이면서 계속 졸도를 하였고 의사가 치료를 위해 철분제와 깨끗한 곳에서의 요양 등의 방법을 사용하였으나 사망한 것이 첫 번째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19세기 후반부터 프랑스, 영국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1936년 경에 영국의 존 라일이라는 의사에 의해 거식증이 심리적인 문제라는 것이 더욱 더 분명해졌습니다.
아나운서-몇 백년전부터 거식증이 나오는군요.
의사 선생님- 조금전 말씀하신대로 거식증이 점차 많아지게 되는 데에는 여성의 아름다움의 기준이 날씬함에 너무 치우쳐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거식증은 여러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일단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생기는 경우가 월등히 높습니다. 거의 90퍼센트 이상이 여성입니다. 그리고 주로 사춘기 청소년에게서 많이 발병하고 전형적으로 약간 과체중이 있거나 정상 체중에 있던 개인이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 후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식증의 재미있는 특성은 일단 극단적으로 단식 또는 절식을 하면서 운동이나 학업같은 신체적인 행동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 있습니다.
아나운서-지켜보는 가족들이 많이 괴롭겠어요.
의사 선생님-그렇죠. 많이 괴로워들 하십니다. 본인이 음식을 거부하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힘들어하시는 가족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건강하지 못한 가족들에 거식증이 잘 생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식증 자체는 일반적으로 유전적 요인이 있어서 어머니, 이모가 거식증을 앓았을 경우 자녀가 거식증을 걸리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한 집에서 너무 외모를 강조하거나 외모로 평가를 반복적으로 받은 여자 아이들이 거식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거식증 가족과 일반 가족 사이에 큰 차이는 없으니까 병의 원인으로 가족을 비난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아나운서-그런데 살이 쪘다고 스트레스는 받아도 보통 이거만 먹고 다이어트 해야지. 하면서 거식증까지 가지는 않잖아요.
의사 선생님- 그럼요. 대부분의 다이어트만으로 거식증까지 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의 죽음, 낙담, 상심과 같은 스트레스가 쌓이다보니 거식증으로 가게 됩니다. 때로는 외모에 대한 지나친 칭찬도 거식증을 만들기도 하죠. 외부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성격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완벽주의적 성격이나 자신에 대해 존중감이 낮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높은 분들은 아무래도 거식증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또한 자신의 삶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지나치게 통제하려고 하는 분들도 거식증의 위험이 높죠.
아나운서-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이고 계속 그렇게 자극을 받으면서 점점 심해지는 거군요.
의사 선생님-그렇게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생긴 거식증은 점점 자신을 괴롭힙니다. 점점 마름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전혀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여전히 뚱뚱해 보이지 않는지 자꾸 거울 앞에 서서 체크합니다. 자신이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피합니다. 이러다 보니 우울, 불안, 불면과 같은 심리적 문제가 생기고 굶어서도 체중이 잘 줄지 않으니까 반복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이뇨제, 설사약과 같은 약들을 몰래 사용하게 됩니다. 반복적인 약물의 사용이나 심각한 저체중은 우선 무월경을 동반합니다. 이후에는 체온이 떨어지고 혈압도 낮아지죠, 결국에는 전해질 불균형 등으로 인해 심장마비까지 초래됩니다.
아나운서-초기에 알아내서 최악의 사태까지 가는 걸 막을 수는 없나요?
의사 선생님-초기에 알아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일단 체중이 줄어들고 몸매를 감추려고 크고 헐렁한 옷을 입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가족들과 식사하는 시간을 피하고 함께 식사하더라도 야채만 먹는 다던지 음식을 잘게 조각내서 조금씩 먹다가 음식을 남깁니다. 주변 사람을 만나지 않으려고 하고 폭식이나 구토의 흔적이 있거나 설사약, 이뇨제 포장지가 방에서 발견 되기도 합니다. 또한 화장실에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식사 도중에 반복적으로 화장실을 간다면 거식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또한 여성 150cm 기준으로 38kg 미만이거나 160cm 기준으로 44kg 미만이면 혹시 거식증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합니다.
아나운서-앞에 청소년들이 무리한 다이어트로 철분빈혈이 온다고 했는데 이밖에도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의사 선생님- 얼굴이 창백하게 바뀌는데 혈색이 없다보니 일반적으로 예쁘다는 느낌보다는 무섭다는 느낌이나 불쌍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합니다. 또한, 머리끝이 갈라지고 피부가 푸석푸석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또한 입술의 양 옆이 갈라지면 입술 색깔도 점차 바뀌고 손톱의 광택이 소실되고 갈라지는 등 모양이 바뀝니다. 눈의 초점이 사라지고 졸려 보이기도 합니다.
아나운서- 미인의 조건을 보면 윤기 나는 탐스런 머릿결, 밝고 잡티 없는 고운 피부, 붉은 입술, 깨끗하고 맑은 눈의 광채 등 거식증 증상이 미인의 조건에 반대되는 군요.
의사 선생님-그렇다고 할 수 있죠. 일단 거식증을 진단 받고 심각도 체크해야합니다. 심각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으니까요.
아나운서-죽음에 이를 수 있는 거식증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의사 선생님-심각도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이미 생리가 없고 전해질의 불균형이 온 정도라면 안정병동에서 입원치료를 권유합니다. 입원 치료를 통해 필요한 열량을 섭취하도록 경구나 주사제로 도와줍니다. 또한 적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때로는 화장실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또한 거식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 치료도 동반하게 됩니다. 이러한 치료로 체중이 회복되고 영양 상태가 호전된다면 체중이 유지되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입원하지 않을 정도로 외래에서 치료할 수 있다면 저는 주로 식사일기를 써보시라고 권유합니다. 자신이 음식을 먹고 나서 그 음식의 종류와 양에 대해서 적고 음식을 먹을 때 나의 감정을 적습니다. 또한 음식의 양도 성인에게 필요한 2000kcal 이상 열량을 섭취하도록 도와줍니다.
아나운서- 쉽지 않군요. 다이어트 하는 것보다 더 굳은 의지가 필요할 것 같아요.
의사 선생님- 의지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그 문제를 자기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고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적으로는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회복이 시작되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식사가 아닌 다른 일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외모에 대한 칭찬보다는 본연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칭찬해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항상 칭찬은 노력하는 모습들과 과정에 대해서 칭찬해주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현대 사회는 영양이 과잉된 상태이다 보니 마른 외모가 아름다움과 연결될 때가 많이 있지만 사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모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 있음을 깨닫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뻔한 이야기지만 편중되지 않고 적절하게 식사하며 운동하는 삶의 모습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란 것을 잊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아나운서-선생님 거식증에 대해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숙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면역력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은 비싼 약이나 검사보다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잘 먹고 잘 자는 법.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원형 선생님과 거식증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등록일 : 2016-08-10조회 : 36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