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에번쩍 西에번쩍 2박3일 속초 여행
기회만 있으면 하나로 뭉치는 청파(윤도균)의 삼남매가, 2008년 5월 연휴를 맞아 속초에 마련해둔 동진오피스텔로 친목여행을 떠났다. 우리 부부는 인천에서, 막내 여동생 부부는 시화배곧 도시에서, 무려 3시간여 달려 속초에 도착했다.
첫날은 여독도 풀겸 가볍게 영랑호 산책을 나서 보지만, 강풍으로 달리는 자동차도 넘어트릴 정도라 발길을 되돌린다. 대신 이른 저녁겸 첫 만남 만찬을 위해 인천에서 공수해간 생삽겹살과 막걸리로 건배를 나누며 삼남매 부부 오순도순 나누는 이야기가 꿀맛이다.
그러다 보니 형님 한잔, 아우 한잔, 동생 한잔 순배가 술술 잘도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막걸리 두 병을 거뜬히 비웠다. 다음날이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그런데 아침부터 부슬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그러다 보니 계획했던 일정이 일단 펑크다. 그러나 11시가까워지자 다행히 내리던 부슬비가 멎는다.
이때다. 마침 막내 여동생에게서 전화가 온다.
‘오빠 비 안오는데 어디로 나갈까요?’
‘글세 그건 매제와 둘이 정해서 연락만해 난 이의 없이 따를테니까.’ 그렇게 전화를 끊고 얼마 있으니 여동생에게서 다시 전화가 온다.
‘오빠 작년에 갔던 대진항 문어축제에 갈까요? ’
‘조오치’ 그래서 삼남매 부부가 두 대의 승용차편으로 대진항으로 달려 가는데, 속초에서 대진항까지 무려 40킬로나 된다. 비개인 뒤 끝이라 시원하게 청정해역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을 가르며 “제3회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 대문어축제장” 에 도착했다.
대진항에서부터 붐비는 인파와 다양한 볼거리가 붐미며 유혹을 한다. 그러나 “개눈엔 뭐만 보인다”라고 내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않고 작년에 갔던 해녀수산 문어판매장 건물만 보며 앞으로 간다. 일행들도 마찬가지인듯 군소리 없이 잘들 따른다.
참고로 지난해는 12킬로 문어를 15만원을 좀 더 주고 샀다. 그런데 지나는길에 지역 주민에게 문어 시세를 떠보니 지난해 보다 문어값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그것은 문어가 덜 잡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진수산시장 해녀 수산물에”에 도착했다. 이집은 지난해 문어를 샀던 집이다. 도착과 동시 12킬로 정도 문어 시세를 물으니 킬로당 3만오천원 정도라고 한다. 아무래도 올해는 문어맛 보기 틀린 것 같다. 문어가 소고기값 보다 비싼 것 같다.
예상외로 비싼 문어 시세에 놀라 엉거주춤하고 있는 우리 일행들에게, ‘주인장이 그러지 말고 12킬로 대문어를 사면 약 2만 5천원선이라고 하며 자꾸 22킬로 대문어를 추천한다.’ 그 바람에 작으마치 거금 5십 3만원 달라는 것을 깎고 또 깎아 51만원에 구입했다. 22킬로니 근으로 환산하면 서른여섯 근이 넘는다.
‘어이 동상 너무 많은 것 아녀?’
‘오빠 많으면 냉동실에 저장했다. 들어요. 추석때 젯상에 올려도 된다는데 이런때 한번 싫컷 먹읍시다.’
그래서 구입하게된 22킬로 대문어 계산이 끝나자, 주인 아줌씨가 문어 각을 뜨는데 세상에 머리 하나가 성인 내 머리 보다 훨 더 크다. 그뿐 아니다. 8개의 다리 하나가 3근도 넘는다. 내 팔뚝만큼 굵은 것 같다. 더 놀라운 것은 문어다리 빨판 하나가 원만한 작은 접시만하다.
이렇게 각을 다뜬 문어는 삼점뒤 공터 그늘에 걸어놓은 대형 가마솥에 넣고, 거기서 문어를 삶는다. 그런데 문어는 삶는 기술 여하에 따라 문어가 질기냐 안질기냐가 결정된다. 몇 년전인가 그때도 집안 친목모임에서 제주도에 갔을때다. 그때도 문어를 샀는데 삶아주는 값을 별도로 받는다고 해서,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문어를 팬션에 들어와 삶었더니, 너무 오래 삶었나보다. 문어가 너무 질겨서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곳 해녀수산은 문어를 삶어 주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시식해볼 수 있도록 다 삶은 문어를 우선 썰어서 시식부터 시킨다. 그리고 22킬로 대문어를 삼남매가 나눠 가져갈 수 있도록 아이스박스에 넣어 포장까지 해준다.
그 바람에 2018년 5월은 대형문어 덕에, 강화에 계신 장모님 생각하며 새벽같이 기상해 무려 280여킬로를 달려 도착해, 문어를 내놓으니 장모님은 물론 온가족이 모두 맛있다고 좋아하신다. 그리고 집에 귀가해 아들네 가족과 함께먹는 문어맛이 냉동실에 넣었다 꺼내 먹으니 훨씬 더 맛이 있다. 좋아하는 가족들 모습보니 ,값은 비싸지만 그 값을 한 것 같아 한결 마음이 흡족하다.
등록일 : 2018-05-08 15:23:01조회 : 2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