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과밀 특수학급 해소’ 약속불구 법정정원 두배 여전
인천 특수교사 사망 진상규명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인천 관내 유초중등학교 중 현재 과밀 특수학급(법정 정원을 초과한 특수학급)에 근무 중인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과밀 해소를 위한 특수학급 설치 이행 점검’ 설문조사 결과를 4월 7일 발표했다.
비대위는 인천시교육청이 특수교육 개선을 위해 약속한 ‘9대 과제 및 33개 세부과제’ 중 ‘과밀 특수학급 해소’ 과제의 실제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미흡한 사항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고자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총 4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천에 있는 전체 과밀 특수학급 중 설문에 응답한 학교는 총 31개교(유치원 0개교, 초등학교 18개교, 중학교 12개교, 고등학교 1개교)로, 이 학교들의 특수학급을 합하면 총 61학급이다. 학급에 배치된 특수학급 학생 수는 총 414명으로, 한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6.8명. 이는 특수학급 법정 정원(유치원 4명, 초·중학교 6명, 고등학교 7명)을 초과한 과밀학급 배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61개 학급에 특수교사는 79명으로, 개선책에 따라 특수교사가 추가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특수학급이 아닌 일반학급 배치 특수교육 대상자까지 범위를 넓히면 응답 학교의 특수교육 대상자 수는 총 590명이다. 즉, 특수교사 1명당 평균 7.47명의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맡고 있다. 이는 ‘장애인 등을 위한 특수교육법 시행령’이 규정한 특수교육 대상자 4명당 교사 1명 배치라는 법령 기준의 두 배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특수학급이 증설되지 못한 이유로는 ‘유휴 교실이 부족하다’는 답변이 35.5%로 가장 많았다. 비대위는 “정말 유휴 교실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유휴 공간을 활용할 때 특수학급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관식 응답에서 ‘유휴 교실 부족이라고 응답했으나, 과학실 2개와 컴퓨터실이 있다’, ‘장학사가 방문했을 때도 관리자는 특수학급용 교실이 없다고 했으나, 이후 늘봄 시간을 위한 교사 휴게실은 만들었다’ 등 특수학급 교실보다 휴게실이나 특별실 등이 더 우선순위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답변이 있었다. 유휴 교실이 있지만 관리자가 거부한다는 응답도 12.9%에 달했다.
‘특수교사가 희망하지 않아’ 증설하지 않는다(16.1%)는 응답은 주로 가까운 시기에 졸업생이 있는 경우 등에 해당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특수학급 신증설 과정에서 특수교사는 공사 계약, 공사 진행 및 관리, 인테리어, 물품 구입 등과 같은 단순 시설과 관련된 행정업무 전반을 담당한다.”며 “과밀 특수학급 해소를 위해선 특수교사가 불필요한 행정 업무를 과도하게 부담하는 문제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타 답변(35.5%)에서는 학기 중 전학을 오거나, 신규 특수교육 대상자가 도중에 들어오는 문제점 등이 주로 제기됐다. 이런 학기 도중 입급으로 인한 과밀학급 현상은 지난해 학산초 특수교사 사망 사건의 직접적 원인이 되기도 했다.
비대위는 “문제 해결을 위해 ‘특수교육 여건 개선 전담기구’를 발족하는 등 인천시교육청의 노력이 있었으나, 특수학급 현장의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는 특수학급 증설 여부를 학교 자율에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교육청이 직접 실태를 파악하고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시교육청은 어떤 시도교육청보다 더 적극적이고, 더 확실하게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앞장서야 할 뿐 아니라, 교육청이 약속한 과제 이행을 빠른 속도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비대위는 인천시교육청에게 과밀학급 해소를 강력히 요구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0월 인천 학산초 특수교사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 인천시교육청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특수교육 정상화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와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전담기구를 각각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교육단체와 인천 특수교육 개선을 위한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고 134개 특수학급 신·증설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등록일 : 2025-04-16조회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