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戰爭)이다 … 올겨울 우리집 김장 작전
러시아(푸틴)의 만행으로 시작된 우크라아이나와의 전쟁이 전세계인을 불안의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현실이 어언 1년여가 되어간다. 때문에 세계인들은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닌데도 불안하기 짝이없다.
거기에 며칠전부터 스산해진 날씨 때문에, 올해도 또 년례적으로 치러야 하는 김장전쟁 암운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며칠전이다. 윗집, 아랫집 베렌다에서 갑자기 드르륵 드르륵 바닥 긁는 소리가 나기 시작 하더니, 갑자기 쏴하고 물쏟아지는 소리가 우수관인지 하수관에서 들려온다.
11월 19일(토)이다. 아무래도 위 아랫집에서 김장 전쟁이 시작된 모양인데, 외출해서 돌아온 아내가 갑자기 나를 부른다. 두근반, 세근반 가슴이 뛴다. 아무래도 또 무슨 잔소리를 듣게 되는 것 같아, 아내의 부름에 앞에선 다리가 사시나무 떨리듯 떨린다.
여보 어떻게 할까. 절인것을 사다 할까? 아니면 배추를 사서 우리가 직접 절여서 김장을 담글까? 하고 묻는다. 아이구 깜짝이야. 그런줄도 모르고 괜스리 옛 속담에 ‘자라보고 놀랜가슴 솥뚜껑 보고 놀랜다.’란 말처럼 지레 겁을 먹었던 것이다.
아내의 욧점은 이웃집들은 벌써 김장 전쟁을 치뤘다는데, 우리는 어떻게 할것이냐는 물음이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집 김장작전은 두 아들네가 노는(일요일)을 선택하여 김장전쟁 작전날을 결정하고, 집근처 아울렛에서 배달해온 배추를 반씩 배를 가르는 일을 시킨다.
그리고 아내는 미지근한 물을 받아 소금을 풀어 배추를 절이고 이튼날(일요일) 새벽이다. 새벽같이 기상하여 배추를 씻어놓고 교회로 간다. 그사이 나는 채칼로 무 채를 썰고 나머지는 믹셔로 수십개의 무를 갈아놓았다. 아내의 생각은 예년과 달리 올해는 무채는 조금만 썰고 나머지는 믹서로 무를 갈아 채와 섞어 속을 버무릴것이라 한다.
교회에서 돌아온 아내가 놀란다. 아니 여보 당신이 무채, 무가는일을 벌써 다해놨네. 하더니 이내 팔을 걷어부치고 갖은 양념(15가지)이상을 고루 섞어 나에게 채를 버무려 놓으라 시킨다. 그렇게 새벽드리 김장전쟁 전초전을 치르고 났다.
그리고 나자 곧바로 시화에 사는 큰 아들내외 그리고 여동생, 이웃에 사는 작은 아들 내외, 이웃집 아주머니등 10명의 가족이 모여 눈깜짝할 사이 김장을 담그고 두 아들네가 가저갈 김치를 파파통에 나누어 분배하여 놓는 것으로 우리집 김장작전은 모두 끝이다.
이어 작은 아들이 사온 수육용 돼지고기를 아들이 갖은양념 다 넣어 먹음직 스럽게 차려낸 따끈한 수육에 막걸리 한잔씩 따라 건배를 하고, 배추속쌈에 얼큰한 채 얹어 꿀꺽꿀꺽 마시고 나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야 어찌 되었던, 전쟁처럼 치른 김장작전으로 1년 양식을 냉장고 가득니 이제 걱정 뚝이다.
등록일 : 2022-12-15 14:21:20조회 : 1173